※본문의 주요 목차 : 통풍의 원인과 증상, 발병신체부위, 합병증, 예방법, 전조증상, 검사항목, 진료과
통풍, 왜 이렇게 아플까?
통풍은 과거에 '왕의 병'이라고 불리던 질환이다. 예전에는 기름진 음식을 즐기고 술을 자주 마시던 부유층에서 주로 나타나는 병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현대에는 식습관과 생활 방식이 변화하면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 되었다. 특히,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통풍 환자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EBS 건강프로그램 "귀하신 몸"에서 직업이 소방관인 아버지가 통풍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연이 방영되었다. 업무 특성상 비상출동이나 야간근무가 많아 식사 시간이 들쭉날쭉 불규칙해서 가까운 식당에서 거의 매일 내장탕, 설렁탕 등의 대부분 육류 위주의 식단으로 식사를 했고, 특히 술을 좋아하는 식습관이다 보니 통풍이 발병된 사연이었다. 이 소방관 아버지는 나이가 50대 후반쯤으로 발뒤쪽뼈가 노화가 진행된 상태여서 설상가상 발관절 쪽에 통풍이 시작돼 극심한 통증을 앓고 있었다. 혼자 걷기 힘들 때는 목발을 사용할 정도였다. 직업 특성상 신체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데 잘 걷지도 못하고 있어서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엄청 걱정하고 있었다. 이러한 식습관과 생활여건 때문에 통풍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통풍을 경험한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이렇게까지 아플 줄 몰랐다.” 그만큼 통풍이 유발하는 통증은 일반적인 관절 통증과는 차원이 다르다. 마치 발가락을 망치로 내리치는 듯한 고통을 느끼거나, 불에 덴 것처럼 타오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바람만 스쳐도 아플 정도로 예민해지며, 심한 경우에는 걷는 것조차 힘들어질 정도로 통증이 강렬하다.
많은 사람들이 통풍의 원인을 맥주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맥주가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맥주가 통풍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통풍의 근본적인 원인은 요산(Uric Acid)의 체내 축적이다. 맥주는 요산 수치를 증가시키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며, 음식 섭취와 유전적인 요소, 신장 기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통풍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단순히 맥주를 끊는 것만으로는 통풍을 완벽히 예방할 수 없다.
통풍의 진짜 원인은 요산(Uric Acid)
통풍은 체내에서 요산이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대사 질환이다. 요산은 푸린(Purine)이라는 물질이 대사 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며, 푸린은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이나 특정 음료, 알코올 등에 포함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요산은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요산 생성이 너무 많거나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혈액 내 요산 수치가 상승하면서 결정 형태로 변해 관절에 침착된다. 이 결정들이 관절 조직을 자극하면서 염증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바로 통풍이다.
우리 몸은 요산을 약 70%는 소변으로, 30%는 대변으로 배출하는데,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요산이 체내에 남아 축적된다. 요산 수치가 높아지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요산이 과도하게 생성되는 경우다. 푸린 함량이 높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거나, 몸속 대사 기능 이상으로 인해 요산이 평소보다 많이 생성되면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는 경우다.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요산이 효과적으로 걸러지지 않고 체내에 남아 쌓이게 된다. 결국, 요산이 많아지는 원인은 단순히 특정 음식을 섭취해서가 아니라, 신체 대사와 배출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맥주, 정말 통풍의 원인일까?
맥주는 흔히 통풍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음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맥주 자체가 통풍을 직접적으로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맥주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맥주에는 푸린 함량이 높다. 푸린이 많으면 요산이 많이 생성되므로 혈중 요산 농도가 증가할 수 있다.
둘째, 맥주 속 알코올이 신장의 요산 배출 기능을 저하시킨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분해될 때 젖산을 생성하는데, 이 젖산이 요산의 배출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알코올을 섭취하면 요산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맥주뿐만 아니라 소고기, 돼지고기, 내장류, 일부 해산물도 푸린이 많이 함유된 식품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맥주를 끊는다고 해서 통풍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통풍을 유발하는 주요 음식과 생활 습관
통풍 발병을 높이는 요인은 특정 음식뿐만이 아니다. 푸린 함량이 높은 음식뿐만 아니라, 잘못된 생활 습관도 통풍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같은 붉은 고기는 푸린 함량이 높아 과도하게 섭취하면 요산 수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 내장류(간, 신장, 곱창) 역시 요산 농도를 급격히 증가시키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해산물 중에서도 멸치, 정어리, 새우, 조개류는 푸린이 많아 통풍 환자들에게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탄산음료나 가당 주스 그리고 케이크나 쿠키 같은 당이 많은 음식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과당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체내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고, 신장이 요산을 배출하는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 알코올 역시 중요한 요인인데 특히 맥주뿐만 아니라 소주, 위스키 등 모든 종류의 알코올은 요산 대사를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운동 부족 또한 통풍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신체 활동이 부족하면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요산 배출이 어려워진다.
통풍을 예방하는 현실적인 방법
통풍을 예방하려면 단순히 특정 음식을 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푸린이 적은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저지방 유제품(우유, 요거트)은 요산 배출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채소류 중에서도 브로콜리, 오이, 시금치는 요산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필수적이다. 하루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면 신장을 통해 요산이 원활하게 배출될 수 있다. 또한,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면 혈중 요산 농도를 조절하는 데 효과적이다. 걷기, 수영, 요가 같은 유산소 운동이 특히 도움이 되며, 내장지방과 복부비만을 줄이고 체중 조절을 통해 통풍 발병 위험을 더욱 낮출 수 있다.
통풍이 발생하는 신체 부위
통풍은 체내 요산이 결정화되어 관절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하지만 요산 결정이 모든 관절에서 동일하게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체온이 낮고 혈류가 원활하지 않은 부위에서 요산 결정이 더 쉽게 침착되기 때문에, 특정 부위에서 통풍이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1. 엄지발가락 관절(제1중족지관절, MTP Joint)
가장 흔하게 통풍이 발생하는 부위는 바로 엄지발가락 관절이다. 엄지발가락 관절은 우리 몸에서 체온이 비교적 낮고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부위이기 때문에 요산 결정이 쉽게 침착될 수 있다. 실제로 통풍 환자의 50% 이상이 첫 번째 발작을 엄지발가락 관절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발목과 발등
엄지발가락뿐만 아니라 발목과 발등도 통풍이 발생하기 쉬운 부위다. 특히 오래 서 있거나 걸어 다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발에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면서 염증 반응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다.
3. 무릎 관절
무릎은 체중 부하가 큰 관절 중 하나이며, 노화와 함께 퇴행성 변화가 쉽게 발생하는 부위다. 요산 결정이 무릎에 축적되면 부종과 심한 통증을 유발하며, 일반적인 관절염과 혼동될 수도 있다.
4. 손가락과 손목
손가락 관절과 손목에서도 통풍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장기간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손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통풍이 발병하는 경우가 있다. 손 관절에 통풍이 발생하면 부종과 심한 통증이 동반되며, 손을 움직이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5. 팔꿈치
팔꿈치 뒤쪽에 위치한 윤활낭(활액낭)에 요산 결정이 침착되면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팔꿈치가 붓고, 눌렀을 때 극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6. 귀 연골
통풍이 장기간 지속되면 귀의 연골에도 요산 결정이 침착될 수 있다. 귀에 딱딱한 결절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며, 이는 만성 통풍 환자들에게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다.
이처럼 통풍은 엄지발가락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지만, 무릎, 발목, 손목, 손가락, 팔꿈치, 귀 연골 등 다양한 부위에서도 발병할 수 있다. 따라서 특정 부위에 갑자기 심한 통증과 부종이 나타난다면 통풍을 의심하고 조기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통풍을 방치하면 생길 수 있는 합병증(관절염, 신장결석, 심혈관질환)
통풍을 단순히 관절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더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장기간 통풍을 방치하면 만성 통풍성 관절염, 신장 질환, 심혈관 질환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1. 만성 통풍성 관절염
통풍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관절 주변에 요산 결정이 쌓여 통풍 결절(Tophi)이 형성될 수 있다. 이 결절은 단단한 혹처럼 보이며, 관절 기능을 저하시켜 장기적으로 관절 변형을 유발할 수 있다.
2. 신장 질환 및 신장결석
요산은 신장을 통해 배출되므로, 통풍 환자들은 신장 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크다. 요산이 신장에 과도하게 축적되면 신장 결석(Kidney Stones)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
3. 심혈관 질환
고요산혈증이 지속되면 동맥 경화와 혈압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결국 심근경색, 뇌졸중,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풍의 전조증상 및 조기 발견 신호
통풍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미리 알아차릴 수 있는 신호들이 있다.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통풍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
1. 관절 부위의 경미한 불편감
통풍이 본격적으로 발병하기 전에 관절이 뻐근하거나 미세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2. 야간 또는 새벽에 발생하는 통증
통풍성 관절염은 보통 야간이나 새벽에 발작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엄지발가락 관절에서 통증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3. 발적 및 열감
관절 부위가 붉어지고 부어오르며 열이 나는 증상이 나타나면 요산 결정이 쌓이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
통풍 진단을 위한 검사 방법 및 진료과
통풍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다음은 통풍 진단을 위한 대표적인 검사 방법이다.
1. 혈액 검사
혈중 요산 수치를 측정하는 검사로, 정상 범위(3.5~7.0mg/dL) 보다 높은 경우 통풍 가능성이 있다.
2. 관절액 검사
염증이 발생한 관절에서 관절액을 채취하여 요산 결정이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3. X-ray 및 초음파
관절의 변형 여부를 확인하고, 요산 결절의 존재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통풍이 의심될 경우 방문해야 할 진료과는 다음과 같다.
1. 류머티즘내과
통풍성 관절염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문 진료과다.
2. 신장내과
요산 배출과 관련된 신장 기능을 평가하고, 신장결석이나 신부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3. 정형외과
통풍으로 인한 관절 변형이 심하거나 기능 회복이 필요한 경우 정형외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결론 – 통풍, 제대로 알고 예방하자
통풍은 단순한 관절 질환이 아니라, 신장 건강과 심혈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전신 질환이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요산 수치를 조절하는 식습관, 충분한 수분 섭취,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또한, 통풍이 발생했을 경우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니,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질병이든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고 안전하다. 이 글을 통해 규칙적인 운동습관을 생활화하고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면 통풍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 이제 통풍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더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