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당뇨병은 중장년층 이상의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당뇨병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30대 당뇨병 환자는 지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20~39세 당뇨병 환자가 10년 새 약 7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유럽과 일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면서 보건 당국이 경고를 보내고 있다.
젊은 층에서 당뇨병이 증가하는 이유는 단순히 식습관 변화 때문만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젊은 층이 처한 환경적 요인과 신진대사 변화까지 영향을 미친 결과다.
현대인의 생활 패턴을 보면,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경우가 많고, 신체 활동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여기에 가공식품과 정제 탄수화물의 섭취가 늘어나면서 신체의 대사 기능이 교란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밤늦게까지 깨어 있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에 따라 수면 부족과 만성 스트레스가 당뇨병 발병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젊은 층에서 급증하는 당뇨병, 그 원인은 무엇일까?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인은 과거 세대보다 평균적으로 기초대사량이 낮아졌으며, 같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에너지 소비량이 적어 비만 및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국 당뇨병 연구소에서도 2030 세대의 신진대사 기능이 이전 세대보다 떨어졌으며, 이는 유년기부터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섭취한 환경적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현대인의 생활 습관이 불러온 혈당 문제
20~30대에서 당뇨병이 급증하는 이유는 식습관 변화와 운동 부족, 수면 부족, 스트레스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가장 큰 원인은 서구화된 식습관이다. 현대인들은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음식, 가공식품을 쉽게 접하고 있으며, 정제 탄수화물 섭취가 많아졌다. 가공식품과 단 음식이 많아지면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고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운동 부족도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다. 특히 사무직 종사자나 학생들은 하루 8시간 이상 앉아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으며, 퇴근 후에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이 많아 신체 활동량이 극히 적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평균 신체 활동 시간이 30분 이하인 성인은 당뇨병 발병 위험이 4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부족과 만성적인 스트레스도 당뇨병 발병을 촉진하는 요소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 6시간 이하의 수면을 취하는 사람은 8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사람보다 당뇨병 발병 위험이 30~40% 높다고 한다. 수면 부족은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고, 혈당 조절 기능을 저하시킨다. 또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증가하여 혈당이 상승하고, 장기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 발병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당뇨병 예방을 위한 맞춤 전략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첫 번째로 신경 써야 할 것은 식단 관리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흰쌀밥을 주식으로 하지만, 흰쌀밥은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현미, 귀리, 통곡물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음료나 가당 커피의 섭취도 줄이는 것이 좋다. 특히, 음료를 통해 섭취하는 당은 몸에서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에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가당 음료 대신 물이나 무가당 차를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번째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도 당뇨병 예방에 필수적이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혈당 조절 능력이 더욱 향상된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매일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라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출퇴근 시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걷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의 작은 습관 변화가 누적되면 신체 활동량을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다.
당뇨병의 증상
당뇨병은 혈당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만성적으로 높은 혈당 상태를 유지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多渴), 다뇨(多尿), 다식(多食), 체중 감소로, 일반적으로 "당뇨병의 3대 증상"이라고 불린다. 이는 혈당이 정상적으로 세포에 흡수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당뇨병 환자들은 갈증을 자주 느끼며, 물을 많이 마셔도 입이 마르는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신장이 과도한 포도당을 배출하려고 하면서 소변량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체내 수분이 부족해져 더 많은 물을 마시게 된다. 이와 함께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포도당이 세포 내로 전달되지 못하면서 신체는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식욕이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체내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포도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오히려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 외에도 만성 피로, 시력 저하, 피부 건조 및 가려움, 상처 치유 지연, 손발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혈당이 장기간 높게 유지될 경우 신경 손상과 혈관 손상이 발생하면서 합병증 위험이 증가한다. 따라서 혈당 수치를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뇨병 치료법
당뇨병의 치료법은 크게 생활 습관 개선, 약물 치료, 인슐린 치료로 나눌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은 생활 습관 개선이다. 올바른 식단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통곡물, 단백질, 건강한 지방이 포함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혈당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약물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메트포르민(metformin)과 같은 경구용 혈당 강하제는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억제하고, 세포가 인슐린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당뇨병이 진행되어 인슐린 분비가 부족한 경우에는 인슐린 주사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GLP-1 유사체(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와 SGLT-2 억제제(Sodium-Glucose Cotransporter-2 Inhibitor) 등의 신약이 개발되면서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체중 감량과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차단하여 소변을 통해 과도한 포도당을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당뇨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당뇨병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혈당이 높은 것이 아니라, 혈관과 신경 손상을 유발하여 여러 가지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합병증은 급성 합병증과 만성 합병증으로 나뉜다.
급성 합병증으로는 당뇨병성 케톤산증(Diabetic Ketoacidosis, DKA)과 고삼투압성 고혈당 상태(Hyperosmolar Hyperglycemic State, HHS)가 있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인슐린 부족으로 인해 체내에서 지방을 분해하면서 케톤이 과다 생성되는 현상으로, 혈액이 산성화 되어 의식을 잃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고 삼투압성 고혈당 상태는 주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발생하며, 극심한 고혈당으로 인해 탈수와 신장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만성 합병증은 당뇨병을 조절하지 못해 장기간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서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대표적인 만성 합병증으로는 망막병증, 신장병증, 신경병증, 심혈관 질환이 있다.
망막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눈의 망막 혈관이 손상되면서 시력 저하 또는 실명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백내장과 녹내장 발병 위험도 높다. 따라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장병증은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신장의 혈관이 손상되면서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당뇨병성 신장병증은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며, 심할 경우 투석 치료나 신장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신경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말초 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손발 저림, 감각 이상, 극심한 통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신경병증이 진행되면 발의 감각이 둔해져 작은 상처도 인지하지 못할 수 있으며, 이는 당뇨병성 족부궤양(Diabetic Foot Ulcer)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심한 경우 괴사가 진행되어 발을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심혈관 질환도 당뇨병 환자에게 흔한 합병증 중 하나다. 당뇨병은 동맥경화를 촉진하고, 심근경색, 뇌졸중, 고혈압 등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2~4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혈당뿐만 아니라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20~30대 청년들이 당뇨병외에 많이 걸리는 질병 3가지
위장 장애 (위식도 역류질환, 위염, 과민성 대장 증후군)
현대 사회에서 20~30대 청년들은 불규칙한 식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 잦은 카페인 및 알코올 섭취로 인해 위장 관련 질환을 많이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 위식도 역류질환(GERD), 만성 위염,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이 있으며, 이 질환들은 단순한 소화불량을 넘어 만성적인 불편함과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가슴 쓰림과 신트림, 인후부 불쾌감이 동반된다. 만성적으로 방치할 경우 식도 점막이 손상되어 식도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식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위염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자극적인 음식 섭취, 과도한 음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사용 등이 원인이 되며, 상복부 통증, 속 쓰림, 구토,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장의 과민 반응으로 인해 복통과 설사 또는 변비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습관이 주요 원인이다.
수면 장애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수면 장애는 20~30대 청년들에게서 점점 더 흔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증가, 불규칙한 생활 습관, 만성 스트레스 등의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인 수면 장애로는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기면증이 있으며, 이들은 단순한 피로감을 넘어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거나, 새벽에 일찍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는 등의 증상을 포함한다.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 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며, 만성 불면증이 지속되면 집중력 저하, 우울증, 면역력 감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질환으로, 주로 코골이와 함께 나타난다. 비만, 편도 비대, 턱 구조 이상 등이 원인이 되며, 숙면을 방해하여 낮 동안의 극심한 피로와 집중력 저하를 유발한다. 기면증은 낮 동안 극심한 졸음을 느끼는 질환으로, 뇌의 수면-각성 조절 기능 이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정신 건강 문제 (우울증, 불안 장애, 공황 장애)
현대 사회에서 20~30대 청년들의 정신 건강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취업난, 학업 스트레스, 대인 관계 문제, 경제적 부담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우울증, 불안 장애, 공황 장애 등의 정신 건강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우울증은 지속적인 우울감과 무기력, 흥미 상실, 식욕 변화, 불면증 또는 과다 수면, 자살 충동 등의 증상을 포함한다. 단순한 기분 저하와는 다르게, 우울증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과 관련이 있으며, 심한 경우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 불안 장애는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과도한 불안을 느끼며, 두근거림, 호흡 곤란, 어지러움 등의 신체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공황 장애는 갑작스럽고 강렬한 불안 발작을 경험하는 질환으로,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이다.
건강한 미래를 위해 지금 바로 실천하자
젊은층에서 당뇨병이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는 단순한 생활습관 변화 때문만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젊은 층이 처한 환경적 요인과 신진대사 변화까지 영향을 미친 결과다. 하지만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건강한 식단과 운동을 실천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당뇨병은 한 번 발병하면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므로, 조기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부터라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고,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여 당뇨병 위험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부터라도 생활 속 작은 변화를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당뇨병 예방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실천이다.